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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는 예술인가? 과학인가?

콩대리 2022. 10. 2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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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는 예술인가 과학인가
? 광고를 공부하거나,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면 한 번쯤은 들어본 질문일 것이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 누구는 예술이라 하고, 혹자는 과학이라고 대답한다. 어떤 이들은 예술이자 과학이라고도 말한다. 본인은 광고가 예술도 과학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광고가 예술이라고 주장하는 입장은 광고의 창조적인 성격을 근거로 한다. 우리가 흔히들 이야기하는 미술품 또는 작품에 해당하는 영화나 드라마, 그림, 글처럼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것이 결과물로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새로운 것이 기존의 관습과 고정관념에서 탈피한 성향을 지닌다는 점이 유사점이다. 먼저 광고가 예술이 아닌지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한다.

광고의 목적을 고려한다면 예술일 수 있을까?

본인은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예술계에서 아주 큰 논란이 되었던 <리처드 머트>사건이 근거이다. 이 사건은 마르셸 뒤샹이 1971년 제 1<양데팡당>전에 R.Mutt의 이름으로 참가비 6달러와 함께 남자 소변기를 배달시킨 것에서 시작되었다. 뒤샹은 서명이 담긴 거꾸로 뒤집힌 남자 소변기에 <>이라는 작품명을 이름 붙였다. 당시에는 별로 인정을 받지 못한 이 작품은 훗날 별 볼일 없는 일상생활용품이더라도 작가가 의미를 재부여한다면 예술작품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레디메이드예술 사조를 창시하였다. 뒤샹의 <>처럼 다른 사람들이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예술가가 그 안에 의미를 내포하였으면 작품으로 인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광고의 기능에 해당하는 정보전달의 기능, 경제적 기능, 사회적 기능, 오락 기능을 포함하여 광고는 단순히 기획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표현해내는 것을 넘어 그것을 상대방에게 전달해야만 한다. 광고는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더 효과적으로 소통을 하기 위하여 예술이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이지 그자체가 예술이기에는 다소 비약이 있다.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생각해보자.

예술작품들이 검열을 받게 된다면 이는 미를 추구할 권리 즉, 소위 이야기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받게 되는 것이다. 위에서 이야기한 뒤샹의 <>의 경우에도 만약에 그 당시에 검열을 받았다면 현재까지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광고는 매체에 따라서 사전심의와 사후심의가 모두 행해지고 있다. 예술에서 허용되는 과장과 상상의 표현이 광고에서는 과장광고와 허위광고라는 명목으로 검열되기 마련이다. 예술과 다르게 광고는 제품이나 서비스, 소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업성을 가지기 때문에 자율적으로 업계에서 조정을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광고는 비용 없이 이야기 될 수 없다.

이는 광고의 정의에서도 나타난다. 광고의 3가지 조건에 유료라는 조건이 붙기 때문이다. 더불어 광고는 그 존재 자체가 마케팅의 수단이다. 마케팅은 그 목적자체가 이윤창출에 있다는 점에서 그 중 하나의 방법에 해당하는 광고 또한 소비자로 하여금 구매를 유도하지 못한다면 존재가치가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지는 광고는 아무리 작품성이 뛰어나더라도 성공적인 광고라 여겨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광고는 과학일까?

위에서 작품성이 아무리 뛰어난 광고라 하여도 제품 판매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면 그 광고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한 것임을 언급하였다. 이러한 상황이 나타나지 않게 광고가 제품 판매에 반드시 효과가 나타나도록 반영하는 것이 과학이다.

과학은 사전에서 보편적 진리나 법칙의 발견을 목적으로 한 체계적인 지식로 정의된다. 여러 과학분야 중 특히 광고와 필연적인 분야는 심리학이다. 소비자가 특정제품을 구매하도록 하려면 타 경쟁 업체의 제품보다 해당 제품을 더 먼저 눈에 보이게 하고, 좋아하게 하고, 구매하고 싶은 욕망이 들도록 해야 한다. 다른 말로 특정제품을 먼저 인식하게 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게 하고, 구매 동기를 유발시켜야하는 것이다. 이렇듯 소비자의 심리에 영향을 끼치려면 소비자의 심리에 대한 이해와 이를 기반으로 한 예측이 필요할 것이다. 소비자의 심리에 대한 이해는 소비자들이 광고를 통하여 접하게 된 정보를 어떻게 수용하고 처리하고 태도를 형성하고 학습하는지를 아는 것을 가리킨다. 그리고 예측은 이러한 이해를 가설로 세워 실험하거나 발견하는 조사를 통하여 이론을 만들고 적용해보는 과정에서 가능해진다. 광고는 그래서 사회심리학과 소비자행동 분야 연구들의 이론들을 기반으로 연구되어지고 있다. ‘광고 핵심 이론으로 소개되어지는 이론의 대부분이 심리학자들의 이론인 점에서도 이러한 노력이 드러난다.

하지만 유명한 광고인 빌 번벅은 이러한 말들을 남겼다. “광고는 과학이 아니다, 아트이다”, “기업에 남을 작품은 결코 공식에서 나오지 않는다”, “효과적인 광고는 과학이 아니라 직관과 예술적 재능에서 비롯된다”. 만약 광고가 과학이라면 그의 말대로 모든 카피는 이론 그대로의 기반대로 만들어져야하며 그것이 성공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야만 한다. 하지만 광고의 카피나 광고 콘티를 뽑아내는 공식은 현재 존재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존재하더라도 급변화하는 현대 사회의 시류를 쫓아가기에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창조력은 사전에서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인 통찰에 힘입어 발휘되는 것으로 정의된다. 점점 광고가 많아져 하루에 셀 수 없이 많은 광고를 접하게 되는 소비자들은 점점 강한 자극을 요구하게 되며, 이는 보편타당한 법칙이 아닌 경험과 진정한 이해에서 비롯된다. 법칙을 만들기 위해서는 보통 과학에서 그러듯이 조사를 종종 활용하나, 유기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설문조사조차 소비자가 익명성을 보장받더라도 스스로 착한사람이기 위하여 거짓으로 답을 적는 경우도 더러 있기 때문에 신뢰도가 떨어지게 된다.

물론 정량적, 정성적 조사를 통한 데이터 베이스가 더 효과가 보장되는 광고를 만드는데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데이터를 활용한다고 하여 광고가 과학인 것은 비약이다. 데이터는 이제 우리의 삶 곳곳에 사용되어 있으며 누적되는 것이기 때문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하여 과학의 영역에 편입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과학적 이론이 적용되었다고 무조건 성공한 전략 또한 아니다. 과학은 정의에서 나타나듯이 관찰의 결과로서 법칙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관찰한 결과로서 법칙인 것이지 절대적인 법칙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매번의 예외 사례를 변수 때문이라고 규정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대부분의 변수의 원인인 크리에이티브가 미치는 영향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광고는 때로는 일부러 단순하거나 유치한, 어떤 이들이 보기에는 작품성이 떨어진다고 이야기할 크리에이티브를 사용한다. 예로는 올해 G마켓의 하드캐리광고가 있다. 광고에서 가수 설현과 김희철은 무표정으로 같은 단순한 동작을 무한반복하면서 시크하게 리듬을 타고 그 리듬 속에 간단한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굉장히 단순하고 아무것도 없는 광고지만 이 광고는 금방 화제가 되어 작년에 크게 인기를 끌었던 쓱광고 만큼이나 패러디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광고가 과학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이러한 광고가 소비자행동학에 근거한 최선의 전략이라고 이야기한다. ‘학습이론에서 나타나는 반복의 효과를 이용한 것이라고 대답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광고를 만든 정한나 매니저와의 인터뷰글을 살펴보면 G마켓과 캐리비안 베이와의 협업할 당시 사용한 “G마켓이 하드캐리-비안베이라는 카피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작년 인기가 엄청났던 신세계닷컴의 ‘SSG’광고의 경우에는 신세계의 초성을 모아 ㅅㅅㄱ를 유추하고 이것에서 ‘SSG’까지 발전시켜 한번 하면 배달이 완료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메시지뿐만 아니라 영상미 측면에서도 화제가 되었었는데, 애드워드 호퍼라는 화가의 색감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이 되었었다. 이 광고 또한 HS애드 황보현 CCO에 의하면 신세계그룹이 가진 고급스럽고 세련된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일반인들이 부르기 쉬운 화법을 만들고 싶어 고민하다가 나오게 된 아이디어라고 하였다. 심지어 좋은 광고는 파울 같은 안타라고 표현하기도 하였다. 광고가 과학이라면 이러한 케이스는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 그저 예외 케이스로 남겨야 하는 것일까.

광고는 예술인가 과학인가하는 질문은 오길비, 광고가 과학이라고?라는 책을 통해 추론해보건데 자신이 광고를 만들어내는 방법에 따라 크게 두 방향으로 나뉘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길비의 경우에는 창의력마저도 과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며, 카피를 만들 때에도 철저한 조사를 거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객관적인 법칙에 따라 만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위에 제시되었듯이 빌 번벅은 본인의 직관과 예술적 재능으로 광고를 만들었다고 한다.

광고는 따라서 과학도 예술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광고는 그 자체로 광고이다. 광고가 광고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소비자에게 어떻게든 닿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이성과 감성을 대표적으로 다루는 과학과 예술의 학문을 응용할 뿐이지 그 자체는 아닌 것이다.

물론 또 작품성과 과학적 이론이 광고 효과를 보장한다고 볼 수 없다. 더 예술적인 가치를 가진, 예를 들어 영상미를 가진 광고라 하여 그 광고 대상인 제품이나 서비스의 판매율이 증가한다고 단언할 수 없고 더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고 성공한 광고라 할 수도 없을 것이다. 만약 작품성과 판매율이 비례한다면 작년 영상미로 큰 화제가 되었던 화장품 브랜드 헤라의 ‘seoulistar 2016’ 광고로 인하여 헤라가 화장품 브랜드 업계에서 1등을 해야하지 않았을까? 물론 인지도나 브랜드 태도에는 변화를 줄 수 있었을 수도 있지만, 그 광고 자체 때문에 그 판매율이 증가하였다고만 판단할 수는 없다. 이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바는 작품성과 과학이론은 광고가 더 잘 전달되기 위한 윤활유와 같은 도구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 둘 외에도 많은 도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만약에 광고가 과학과 예술이라면 이 외에도 다양한 학문일 것 이다. 사회, 철학, 통계, 정치 이루 말 할 수 없는 정체성을 가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예술이 없으면, 과학이 없으면 광고는 광고가 아니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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