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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고정관념 광고, 그것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콩대리 2022. 10. 2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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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인간평등의 이념에 토대를 둔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어떤 요소에 대해서도 평등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현대 한국에서 성 고정관념과 성 편견은 여전히 사회 전반에서 나타난다. 성 고정관념이란 남성 또는 여성에게 속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특성과 역할의 총체로서 사람들이 각 성에 대해 갖는 비교적 안정된 신념과 이미지(장휘숙, 2010)”를 의미한다. 성 고정관념 고착화의 요인 중 가정에서 부모의 성역할을 고려하면 성인들의 성 고정관념이 아동들에게 대물림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성 고정관념은 가부장제 사회구조와 여성을 남성의 지배하에 두기 위한 위계체계의 영향으로 성불평등의 양상을 띠며, 특히 남성 중심적인 경향이 나타난다.

최근 여혐이라는 단어가 생겨나면서 우리나라에 시대가 변했음에도 남아있는 남성 중심적인 문화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여성과 남성, 즉 젠더에 대하여 여러 방면과 매체에서 논란이 잦은데 그 중 다수가 광고와 관련이 있다. 광고가 집단의 이미지를 한정되게 제시하고 제시된 이미지에 대한 감정 또한 제시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제한된 이미지와 반응을 반복적으로 제시하여 강화하면서 광고는 의도적으로든 비의도적으로든 우리 사회의 성 고정관념을 고착화 시킨다. 의도성의 측면에서 바라보면 광고는 제한된 시간 내에 소비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인지시키고 설득해야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이미지를 사용하게 된다. 보통 분유 광고에 엄마가 나타나고 SUV 자동차 광고에 아빠가 나타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이는 Role-Product Theory에 의해서 그 효과성이 입증되기도 하였다. 동시에 광고는 비의도적으로 제한된 성역할만을 보여준다. 제한된 성역할은 cultivation theory에 의해 소비자들에게 각인되는데, 보통 외적 미에 중점을 두고 있거나 여성을 대상화 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성 고정관념이 나타나는 광고의 유형을 크게 외적요인과 내적요인 두 가지로 나누어보았다. 첫 번째 광고 외적인 요인은 크리에이티브를 제외한 광고를 구성하는 요소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를 일컫는다. 광고 외적인 요소를 규정하게 된 계기는 크리에이티브 상의 문제가 없는 데에도 불구하고 성평등을 해친 광고라는 평가를 받은 광고의 케이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광고의 문제원인은 모델의 평판 또는 브랜드 평판으로 인해 나타나며, 두 가지 유형 모두 고전적 조건화 이론을 통해 구성요소의 반응유발 능력을 광고에 부여하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한다.

모델의 평판 유형은 고전적 조건화로 인하여 광고의 대상물에 전이되는 모델의 이미지에 문제가 있는 경우를 지칭한다. 광고들은 제품에 모델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여해주고 싶어 유명인 모델, 그리고 예산을 과하게 편중해서라도 빅 모델을 고용하려한다. 그런데 모델이 광고 내에서가 아닌 외부, 즉 일상이나 다른 활동을 하면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니고, 이를 광고에 전이시키는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 이 유형에 해당하는 광고들은 성 평등을 해치는 언행을 하거나, 성적 비하 발언 등을 하여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니게 된 모델을 사용하였다.

브랜드 평판 유형은 광고의 주체인 기업의 브랜드 평판에 문제가 있는 경우를 일컫는다. 브랜드의 평판은 기업 이미지의 총합, 즉 기업의 행동, 태도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의 총합으로 구성된다. 모델과 광고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CEO 및 내부직원, 기업 활동, 커뮤니케이션 활동 등 브랜드 이미지를 구성하는 요소들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평판은 누적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브랜드에 부정적인 인식이 생길 수 있다. 예로는 American Apparel의 브랜드 광고가 있다.
내적요인은 광고 내의 크리에이티브를 가리킨다. 크리에이티브 상에서 여성에 대한 성 고정관념 고착화는 크게 3가지 방법으로 광고에서 일어난다고 판단하였다. 첫 번째는 성적 대상화, 두 번째는 미의 기준 강요 및 고착화이다. 마지막으로는 역할 고정관념이다 이 외에도 성 고정관념의 유형에는 여성에 대한 부정과 비하, 여성에 대한 폭력, 남성우월주의 사상 등이 존재하는데 광고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기가 어렵다.

광고가 사회에 미치는 역기능을 보여주는 광고로 선정한 광고는 엘레쎄의 여성 러닝웨어 스포츠의류광고이다. 이 광고는 광고의 내적요인에 문제가 집중되어있다. 성 고정관념을 강화시키는 광고 유형 중 성적 대상화, 미의 기준 강요 두 가지 요소를 담고 있다.

첫 번째 성적 대상화는 이 광고의 모델인 아이돌 그룹AOA의 멤버인 설현이 남성들의 품평회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드러난다. 스포츠 의류업체인 엘레쎄 광고에서 모델인 가수 설현은 짧은 탱크 탑을 입고 런닝을 한다. 그런데 여성 대상인 런닝웨어 광고인 이 광고 속에는 달리는 설현을 보는 남성들이 등장하며 그녀를 보며 떴다. 떴다. 3시 그린”, “저 뒷모습. 이라는 감탄사를 내뱉는 모습이 나온다. 카메라 또한 남성들의 시선을 보여주듯이 설현의 전신을 위아래로 훑으며 설현을 남성들의 성적 대상으로 묘사한다. 대상화는 여성이 운동을 하는 행위 자체를 개인적인 성취를 목적으로 행위가 아닌 남심을 저격하기 위한 행위로 폄하한 점에서 드러난다. 엘레쎄의 광고는 여성 소비자를 바라보는 엘레쎄의 시각이 운동 주체로서의 여성이 아닌 타인, 특히 남성에게 보여주기 위해 운동을 하는 존재로 바라보아 논란이 되었다.

두 번째 미의 기준 강요가 문제가 된다. 광고의 모델은 키가 167cm, 몸무게가 47kg 나가는 설현이라는 예쁜 모델이다. 설현을 포함한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평균에서 벗어나 비현실적인 미를 지닌 사람들이다. 이러한 연예인들이 선망의 대상이 되어, 또는 일반인의 기준으로 인식이 되면서 사회전반에 무리한 다이어트 문화가 생겨났다. 적당한 다이어트는 건강에 이로울 수 있지만, 광고에 나오는 대부분의 연예인들의 높은 키와 평균 40kg대의 몸무게를 가진 몸매와 유사해지기 위해 무리한 다이어트, 더 나아가 성형까지 감행하게 된다.

성 고정관념은 사회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예민한 문제이다. 광고가 지속적인 성 고정관념 강화는 여성이 광고 속의 이미지에 자신을 맞추어가도록 만든다. TV광고와 관련된 배양이론의 효과로써, 여성들은 얌전하고, 단정하고 감성이 풍부하며 몸을 중시하는 등 전통적인 여성성에 일치하는 특성을 자신이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 Expectancy TheorySocial Identity Theory에 의하면 개인은 개인이 주변에 의해 기대되고, 사회적으로 인식되는 역할과 모습에 맞게 자신을 바꾸어나간다고 한다. 연예인들을 미의 기준으로 삼으면서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게 되는 것이 예시이다. 광고는 사회적 성장기의 아동들의 성역할의식 확립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는 광고 속 성 고정관념이 아동들이 성장하면서 행동이나 역할에 대한 인식, 진로 선택 그리고 자아 인식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성 평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광고는 사회에 고착화된 성 고정관념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광고라고 생각한다. 보통 성 고정관념을 벗어나기 위해 제작되는 광고는 크게 두 가지 방향성으로 나뉜다. 하나는 남성이 고착화된 여성의 성역할을 하거나 이를 풍자하는 경우이다. 이 방향성의 예로는 삼성의 플렉스워시 세탁기 광고가 있다. 삼성 플렉스워시 세탁기의 출장편 광고에는 출장을 간 엄마와 육아와 빨래를 동시에 해내는 남편이 그려지고, 선물편 광고에는 부모님께 세탁기를 선물하는 여성의 모습이 그려진다.
또 다른 유형은 여성을 활용하여 여성다움을 성 평등에 부합하게 새로이 정의하거나 보여주는 광고이다. 이 유형에 해당하는 것이 광고가 사회에 미치는 순기능을 보여주는 광고로 선정한 나이키의 여성 런닝웨어 스포츠의류광고 Better for it이다. 한국 다양성 연구소가 페이스북을 통해 엘레쎄와 나이키의 여성 런닝웨어 광고와 비교하는 글을 달리는 여성이 대상화 될 때 VS 달리는 여성이 주체일 때라는 제목과 함께 개제한 글을 보고 이 광고를 선정하게 되었다. 엘레쎄의 광고와 달리 나이키의 광고는 성 고정관념을 강화시키는 광고 유형 중 성적 대상화, 미의 기준광고 그리고 대상화 두 가지 요소를 뒤엎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성적 대상화는 이 광고에서 드러나지 않는다. 광고 속에 남성이 등장하지 않는 것 또한 기여했을 수도 있지만, 남성 때문이 아닌 여성 스스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제시한다. Better for it, 우리나라 말로 오늘보다 강해진다라는 카피에서부터 피지배자로 정의되는 여성에게서 대상화 이론에서 전제되는 약한 힘, 인격이나 감정의 부재보다 강인함, 의지가 더 강조됨을 알 수 있다.

두 번째, 미의 기준 강요 또한 발생하지 않는다. 다양한 몸매의 여성들이, 다양한 운동 방법으로 각자의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비현실적인 외모와 몸매를 지닌 연예인들 또는 모델들이 아닌 일반인을 모델로 사용함으로서 운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건강에 초점이 집중된다. 건강하지 않은 식단으로 얻어지는 몸매가 아닌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으로 이루어진 몸매를 제시함으로써 건강한 운동의 필요성을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킨다. 더불어 나이키는 인종에 대한 불평등을 뒤집어 다양한 피부색의 다양한 인종을 등장시키기도 하였다. 사회에 통용되는 미의 기준 중 하나인 하얀 피부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 크리에이티브로 화제가 되었다.

정태연, 류원정(2004)의 연구 결과. 남자다운 어른의 특성 및 여자다운 어른의 특성 중 운동을 잘하는은 남성다운 어른의 특성에만 해당된다. 힘들지만 끝까지 노력하는 도전과 끈기의 가치를 여성의 운동에 부여함으로써 여성의 운동이 남성의 운동과 차이가 없음을 어필하였다. 특히 광고의 마지막 나레이션인 해냈잖아, 또 해볼까?”는 운동하는 여성의 쾌감을 엘레쎄의 광고와 달리 운동자체에서 이끌어내었다. 최근 다이어트와 운동에 대한 여성소비자들의 심리가 남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것보다 스스로의 만족감에 있음을 잘 캐치한 것이다. 광고는 사회의 반영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통념을 건설하는 역할도 한다. 결과적으로 광고가 성 고정관념을 고착화시키는 유일한 요소는 아니지만, 주된 요소임은 확실하다. 그러기 때문에 역으로 고정관념을 뒤집는 방법은 광고가 사회에 야기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동시에 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점에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성 고정관념은 단순히 그 고정관념을 갖는 것보다 우리의 인지, 태도, 행동, 결정 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짧고 한정된 시간 내에 광고로 의도된 메시지를 더욱 잘 전달하기 위해서 성 고정관념을 광고에 사용하는 것은 광고를 수동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라고 생각한다. 광고는 소비자의 인식과 구매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능동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면 광고는 성 고정관념을 뒤집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광고는 사회적 통념을 고착화하였기에 한편으로는 고정관념을 재건설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회적 기제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자들을 대상을 가장 빈번하게 강력하게 인식개선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나이키의 광고처럼 여성들 그리고 아이들에게 개인의 젠더와 관련된 능력과 역할에 대하여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면 광고는 사회에서 순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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